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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처음엔 인공눈물은 그냥 다 비슷한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약국에 진열된 수십 종류를 보면서도 "어차피 다 눈에 넣는 물이겠지" 싶어서 그냥 광고 많이 보인 걸로 집어들었거든요. 그런데 성분을 하나씩 들여다보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인공눈물은 성분에 따라 보습력도, 지속 시간도, 심지어 쓰임새까지 완전히 다른 별개의 약이라는 걸요. 오늘은 약국에서 살 수 있는 것부터 처방이 필요한 전문 치료제까지, 실제로 써본 경험을 바탕으로 차이를 정리해 드립니다.
약국 인공눈물의 종류, 성분이 이렇게 다른 줄 몰랐습니다
혹시 인공눈물을 고를 때 "비타민이 들어 있다", "전해질 강화"라는 문구에 끌린 적 있으신가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 성분들은 보습력 면에서 큰 차이가 없고, 따지고 보면 거의 물에 전해질이나 비타민을 살짝 섞어 놓은 수준이거든요.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인공눈물 성분 중 그나마 보습력이 검증된 것은 카르복시메틸셀룰로스(CMC)입니다. CMC란 물에 녹아 점성을 만들어내는 고분자 성분으로, 눈 표면에 얇은 막을 형성해 수분이 날아가는 것을 늦춰주는 역할을 합니다. 히알루론산 다음으로 보습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히알루론산 나트륨 성분은 약국에서도 구할 수 있지만 가격이 꽤 비쌉니다. 그리고 히알루론산은 농도에 따라 효과가 크게 달라지는데, 0.1%와 0.3%의 체감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피프로멜로스, 덱스란, 폴리에틸렌 글리콜 같은 성분들도 보습 작용을 하긴 하지만, CMC나 히알루론산보다는 보습 지속력이 약하다는 게 중론입니다.
렌즈를 자주 착용하거나 눈곱이 자주 끼고 충혈이 반복된다면 히알루론산보다 CMC 제제가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히알루론산은 농도가 높아질수록 약간의 끈적임이 있어 염증을 오히려 자극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거든요(출처: PubMed Central, 안구건조증 관련 리뷰 논문).
CMC(카르복시메틸셀룰로스)
- 히알루론산 다음으로 보습력이 우수
- 렌즈 착용 시 사용하기 좋음
- 세척 효과가 있어 이물감 완화에 도움
- 끈적임이 적어 염증 유발 가능성이 낮은 편
처방 인공눈물과 치료제, 무엇이 다를까요
안과에서 처방받아야 하는 인공눈물과 치료제는 단순히 "더 좋은 인공눈물"이 아닙니다. 작용 방식 자체가 다른 것들도 있거든요. 처음 이 내용을 접했을 때 저는 꽤 놀랐습니다.
우선 히알루론산 나트륨 전문의약품은 0.1%, 0.15%, 0.18%, 0.3% 농도로 나뉩니다. 안과에서는 한 번에 최대 6박스까지 처방이 가능하고, 유통기한이 약 2년이라 6개월~1년치를 한 번에 받아두는 것도 가능합니다. 건강보험 적용이 되니 가격도 약국 히알루론산 제품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기름 성분이 포함된 리포직 이디오겔도 꼭 한 번 언급하고 싶습니다. 우리 눈물은 사실 단순한 물이 아닙니다. 기름층, 수성층, 점액층의 세 가지가 겹쳐진 구조인데, 대부분의 인공눈물은 수성층만 보충합니다. 리포직 이디오겔은 트리글리세라이드라는 오일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기름층까지 보완해줍니다. 여기서 트리글리세라이드란 자연 오일의 주성분으로, 눈물의 기름층을 모방해 수분 증발을 물리적으로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루 여섯 번씩 넣어야 하는 일반 인공눈물과 달리 한 번만 넣어도 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게 체감상 확실히 다릅니다. 단, 넣고 나서 5분 정도 시야가 뿌옇게 되는 건 감수해야 합니다.
안구건조증 치료제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사이클로스포린 제제인 레스타시스입니다. 사이클로스포린이란 면역 억제 성분으로, 안구건조증으로 인한 눈 표면의 만성 염증을 가라앉히는 작용을 합니다. 2003년 미국 FDA에서 안구건조증 치료제로 승인받은 유일한 성분이기도 합니다(출처: 미국 FDA 공식 정보). 제가 직접 써봤는데, 처음 2~3개월은 솔직히 효과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6주 이상 꾸준히 써야 변화가 나타나고, 최대 효과는 6개월이 지나야 납니다.
디쿠아스는 또 다른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이 약은 결막에 있는 배상세포(goblet cell)를 자극해서 점액층을 직접 분비하도록 유도합니다. 배상세포란 눈 표면에 분포한 특수 세포로, 눈물의 점액층을 만들어내는 세포입니다. 단 하루 6회 이상 사용하면 점액이 과다 분비되어 눈곱이 끼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횟수 조절이 중요합니다. 알레르기성 안구건조증이 있는 분께는 오히려 레스타시스 계열이 더 적합합니다.
최근에는 레바미피드 성분의 레바아이, 레바케이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레바미피드란 원래 위궤양 치료에 쓰이던 성분으로, 각막 표면의 점액층 자체를 두텁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효과는 좋지만 점안 후 쓴맛이 목으로 넘어오는 게 상당히 강해서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맛 때문에 순간적으로 입맛이 사라질 정도입니다. 안과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인공눈물은 히알루론산 점안액입니다. 농도에 따라 보습력이 달라지며, 0.3% 농도를 가장 추천합니다.일반 인공눈물보다 지속력이 좋아 중등도 이상의 안구건조증 환자에게 적합합니다.
0.3%를 추천하는 이유
- 보습력이 가장 뛰어남
- 촉촉함이 오래 지속됨
- 지나치게 끈적이지 않음
- 시야가 뿌옇게 되는 현상이 비교적 적음
지금 당장 바꿀 수 있는 인공눈물 사용법
인공눈물 자체를 바꾸기 전에, 지금 쓰는 방법이 맞는지 먼저 짚어보셔야 합니다. 제가 오랫동안 아무 생각 없이 써왔는데, 알고 나니 고쳐야 할 게 몇 가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방부제 문제입니다. 병 타입 인공눈물에는 거의 대부분 방부제가 들어 있는데, 하루 4회 이상 반복 사용하면 방부제가 각막 세포에 독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실제로 방부제 함유 안약을 수개월 사용하다가 각막이 손상되어 안과를 찾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안구건조증 안약은 반복적으로 자주 넣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1회용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두 번째는 1회용 인공눈물을 딸 때의 주의사항입니다. 최근 연구에서 1회용 인공눈물 용기를 열 때 미세 플라스틱이 발생한다는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용기를 거꾸로 뒤집어서 따면 미세 플라스틱이 내용물 쪽으로 쏟아지는 것을 줄일 수 있고, 첫 한두 방울을 버리면 농도가 상당히 낮아집니다. 저도 이 내용을 접한 뒤로 바로 습관을 바꿨습니다.
세 번째는 점안 위치와 방울 수입니다. 검은 눈동자에 직접 떨어뜨리면 자극이 강합니다. 아래 눈꺼풀을 살짝 당겨 바깥쪽 흰자 부분에 넣으면 훨씬 자극이 줄어듭니다. 그리고 한 방울을 넣어도 실제로 눈에 흡수되는 양은 약 20% 수준입니다. 나머지 80%는 코눈물관을 통해 목으로 넘어가거나 바깥으로 흘러내립니다. 여러 방울을 연속으로 넣는다고 효과가 비례해서 높아지지는 않습니다.
1회용 인공눈물을 한 번 따고 나서 바로 버려야 하느냐는 질문도 많습니다. 식약처 권고는 즉시 사용 후 폐기이지만, 방부제가 없는 1회용 제품은 24시간 이내라면 크게 문제가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반나절 정도, 즉 12시간 이내 사용은 현실적으로 무방하다는 시각도 있으니 참고 정도로 인식하시면 됩니다. 가장 오래가는 인공눈물 제품은 리포직(비디식)입니다. 일반 인공눈물과 달리 기름 성분(트리글리세라이드)이 포함되어 있어 보습 지속력이 매우 뛰어납니다.
리포직의 특징
- 심한 안구건조증에 효과적
- 눈에 연고를 짜서 넣는 형식
- 하루 종일 촉촉함이 오래 지속
- 일반 인공눈물보다 지속력이 훨씬 우수하나, 점안 후 3~5분 정도 시야가 뿌옇게 보일 수 있음
- 안구 표면의 염증 감소
- 눈물 생성 증가
- 만성 안구건조증 치료
- FDA 승인 치료제
자주 묻는 질문
Q.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인공눈물 중 가장 보습력이 좋은 건 뭔가요?
A. 성분 기준으로는 히알루론산 나트륨이 가장 보습력이 뛰어나지만 약국에서는 가격이 상당히 높습니다.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CMC(카르복시메틸셀룰로스) 제제가 두 번째로 보습력이 좋고, 눈앤·DR 클리어 등의 제품이 이 계열에 해당합니다. 보습 지속력을 최우선으로 원하신다면 리포직 이디오겔처럼 기름 성분이 포함된 제품도 약국에서 처방 없이 구매할 수 있습니다.
Q. 레스타시스(사이클로스포린)는 언제 쓰는 건가요?
A. 눈이 자주 빨개지거나, 인공눈물을 꾸준히 써도 건조함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안구건조증으로 인한 만성 염증이 동반된 상태일 수 있습니다. 레스타시스는 이 염증 자체를 가라앉히는 면역 억제 성분이라 인공눈물과는 역할이 다릅니다. 단, 효과를 느끼기까지 최소 6주 이상, 보통 3개월은 꾸준히 써야 하므로 안과 처방과 함께 장기적으로 접근하셔야 합니다.
Q. 1회용 인공눈물, 한 번 따고 나서 버려야 하나요?
A. 식약처 공식 권고는 개봉 즉시 사용 후 폐기입니다. 다만 방부제가 없는 1회용 제품의 경우 해외에서는 24시간 이내 재사용을 허용하는 경우도 있고, 12시간 이내라면 현실적으로 무방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봉 시 미세 플라스틱 유입을 줄이기 위해 거꾸로 따고 첫 한두 방울을 버리는 습관을 들이는 것입니다.
Q. 디쿠아스 쓰면 눈곱이 많이 끼는데 계속 써도 되나요?
A. 디쿠아스는 눈물의 점액층을 분비하는 세포를 자극하는 약인데, 과다 사용하면 점액이 과하게 분비되어 흰 눈곱이 낄 수 있습니다. 이건 약의 부작용이 아니라 사용 횟수가 많아서 생기는 반응이므로, 하루 6회 이내로 줄이거나 잠시 중단하면 해결됩니다. 알레르기가 있는 분은 디쿠아스보다 레스타시스 계열이 더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안과에서 히알루론산 처방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안구건조증으로 안과를 방문하면 히알루론산 나트륨 전문의약품을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한 번에 최대 6박스까지 처방이 가능하고, 건강보험 적용으로 약국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유통기한이 2년 가까이 되므로 한 번 방문으로 약 6개월~1년치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결론
인공눈물을 고를 때 가격이나 포장 문구보다 성분을 먼저 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약국에서는 CMC 제제부터 시작하고, 보습이 충분하지 않다면 안과에서 히알루론산 나트륨을 처방받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효과 면에서도 합리적입니다. 눈이 자주 빨개지거나 염증 증상이 반복된다면 사이클로스포린 계열 치료제가 필요한 상태일 수 있으니 단순히 인공눈물만으로 버티지 말고 안과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안구건조증은 원인도, 증상의 정도도 사람마다 다릅니다. 이 글이 어떤 성분을 찾아야 하는지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제 경험상 성분을 알고 쓰는 것과 모르고 쓰는 것은 결과에서도 꽤 차이가 납니다.